용산 어린이정원이 문닫는 날까지

[지속가능한 생활환경 조성] 어린이를 위해 조성되었지만, 입장하려면 사전 예약과 엄격한 검문을 거쳐야 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미국이 한국에 반환한 용산기지 일부에 조성된 ‘용산 어린이정원’입니다. 이 부지는 2021년 환경부와 미군이 수행한 위해성 평가에서 석유계 총탄화수소, 수은, 납, 비소, 다이옥신 등 인체에 치명적인 오염물질이 검출된 곳입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기지 전체 반환 후 7년 동안 오염 정화와 공원 조성을 거쳐야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 이전 이후...

곰을 위한 해피엔딩, 조금 더 가까워진 시간

[시민의 힘] 철창 속에서 또 한 번의 여름이 지나갔습니다. 유난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여름은 유난히 더웠고, 뜨거운 날씨만큼 철창 속 곰들에게도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뜬장에서 개 사료와 음식물쓰레기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사육곰들의 현실은 여전히 아프지만, 올해는 그들에게 작은 변화가 시작된 해이기도 했습니다. 사육곰 문제를 해결하려는 길은 어쩌면 느리고 더디게 보였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곁에서 함께 해준 시민들의 연대 덕분에 녹색연합은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길을 걸어올 수...

자유롭게 살아도 죽지 않을 수 있다면

[시민의 힘] 몸집이 작아 자세히 살펴야만 볼 수 있는 죽음들이 있습니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이 2018년 발표한 ‘인공구조물에 의한 야생조류 폐사 방지 대책 수립’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매년 약 800만 마리, 하루 평균 약 2만여 마리의 새가 사람이 만든 투명 인공구조물에 부딪혀 목숨을 잃습니다. 새의 눈은 머리 양쪽에 위치해 있어 바로 앞의 유리창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국립생태원 김영준 동물복지연구실장은 “불행히도 새는 토마토도 돌멩이도 아니라,...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시민의 힘] 기후위기가 점점 더 일상에 파고들던 2024년, 내가 하는 일이 과연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하는 무력감이 마음속에 자리 잡으며 걱정과 두려움이 그 어느 때보다 가득했던 해였습니다. 기후위기로 불안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기후 동료를 만들고, 불평등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기후정의 세상을 그려가기 위해 녹색교육센터는 ‘답답해서 여기 모임-기후정의 상상하기’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강연, 워크숍, 현장탐방 등으로 구성된 4회의 모임에 각기...

작아답게, 더 작아답게

[시민의 힘] 작은것이 아름답다의 2024년은 생태환경문화잡지 <작은것이 아름답다> 발간과 계획했던 단행본 출간을 마무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지난 28년 동안 <작아>를 통해 우리 사회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생태 환경 현실을 들여다보고 질문하며 함께 대안을 찾아왔습니다. 281호 ‘자연이 내게 가르쳐 준 것’에서는 ‘자연이 이끌어 준 내 삶의 한 살이’를 진솔한 목소리로 전했고, 282호는 자연의 공간 시리즈 일곱 번째 주제로 ‘바닷가’ 생태를...

왜 녹색운동이 정치적이어야 하는가

[시민의 힘] “저는 순수하게 환경보호에만 관심 있어요. 녹색연합이 환경만 생각해야지 왜 정치색을 띠나요?” “생업이 바빠 함께 못하지만, 지지합니다. 목소리를 더 내 주십시오.” 2024년 12월, 역사의 비통한 후퇴를 목도하며 광장에서 함께 모이자는 공지에 회원들의 답장이 쏟아졌습니다. 다양한 입장과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공동체의 원칙과 질서를 유지하는 힘으로서 ‘정치’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차이가 큼을 실감했습니다. 이해와 오해의 충돌 속, 질문의 본질은 ‘녹색연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