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어린이정원이 문닫는 날까지

[지속가능한 생활환경 조성]

어린이를 위해 조성되었지만, 입장하려면 사전 예약과 엄격한 검문을 거쳐야 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미국이 한국에 반환한 용산기지 일부에 조성된 ‘용산 어린이정원’입니다. 이 부지는 2021년 환경부와 미군이 수행한 위해성 평가에서 석유계 총탄화수소, 수은, 납, 비소, 다이옥신 등 인체에 치명적인 오염물질이 검출된 곳입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기지 전체 반환 후 7년 동안 오염 정화와 공원 조성을 거쳐야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 이전 이후 아무런 정화 없이 졸속 개방되었습니다.

정부가 오염물질로부터 시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지만, 이 상식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녹색연합은 어린이정원이 개방된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대응 활동을 지속했습니다. 제도 변화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국회의원과 협력하여 ‘미군공여구역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반환된 미군기지를 시민에게 개방할 경우, 사전에 오염 정화를 시행하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오염 정화 없이 개방된 정원을 폐쇄하고, 유사한 사례의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용산 어린이정원 다크투어를 마치고

시민과 함께하는 ‘오염으로 바라보는 용산 다크투어’를 진행했습니다. 녹사평역 인근 용산기지 담벼락에서부터 어린이정원 내부까지 함께 걸으며, 우리 일상과 맞닿아 있는 오염 문제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정부가 오염된 정원 개방을 위해 제작한 용역 보고서의 문제점과 예산 낭비를 지적하고, 어린이정원에서 초등학교 방과후 활동을 진행하도록 하는 거점형 늘봄학교 지정 현안에 대응했습니다.

2025년에는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만큼, ‘용산 어린이정원 폐쇄 요구 시민연대’를 결성하여 각 대선 후보에게 어린이정원 폐쇄를 위한 정책을 제안하고, 관련 예산 전액 삭감을 위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용산 어린이정원이 문을 닫는 날까지, 대응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본부 그린프로젝트팀 박상욱 활동가

◊ 활동가 한마디

용산기지 오염정화 활동을 하면서, 우리가 상식으로 여기는 것들이 실제로 지켜지기 위해 쉽지 않은 과정과 시간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