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21일 새만금간척사업

바다를 가로막고 갯벌을 죽인 2006년 4월 21일

4월 22일은 전 세계가 기념하는 지구의 날이다. 1970년 미국에서 시작된 이 날은 유엔이나 어느 나라 정부가 정한 공식 기념일도 아니지만 어떤 공식적인 날보다 더 널리 알려진 날이 되었다. 일 년에 하루 만이라도 우리의 행동이 지구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구의 모든 생명들과 함께 살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지 생각해 봐야 하는 날.

그런데 15년 전 지구의 날을 하루 앞둔 2006년 4월 21일. 만약 지구 바깥에서 지구를 바라봤다면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벌어졌다. 세계 5대 갯벌이라 불렸던 서해안 갯벌의 일부가 완전히 사라진 것. 전라북도 부안과 군산을 연결하는 방조제가 모두 이어져 갯벌을 완전히 가로막는 경계가 생겼다. 어제까지만 해도 갯벌과 바다는 서로 이어진 하나의 생태계였는데, 이제 갯벌은 바다와 나뉘어져 생명이 가득한 갯벌에서 물이 마르며 생명이 죽어나가는 곳이 되어 버렸다. 대법원에서 새만금간척사업으로 농지를 확보하는 것이 사업을 중단하는 것보다 국가적 이득이 크다며 사업재개 판결을 내린 지 한 달 뒤였다. 당시의 기사엔 이 공사를 두고 “서해안의 지도를 새롭게 그린 새만금 방조제는 향후 10년이 지나면 서울 면적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거대한 토지로 바뀌게 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일년 뒤 새만금간척사업의 목적은 대법원이 강조했던 농지조성이 아니라 개발도시로 바뀌게 된다.

15년이 흐른 지금, 2020년이면 개발이 완료된다고 했던 새만금은 여전히 논란 중이다. 새만금 갯벌을 잃는 대가로 얻겠다던 토지는 목표의 38% 정도가 만들어졌지만 수시로 용도가 바뀌고 특히 새만금호 수질은 지난 10여 년간 3조 원을 투입했어도 6등급 정도로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다. 새만금호 수질을 개선하고 새만금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해선 해수유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환경단체들의 주장이었는데 지난 해 환경부의 연구결과에서도 주장이 확인되었다. 그동안 전북녹색연합은 새만금호의 수질을 조사하고 해수유통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새만금 지역 단체들과 2월부터 도청 앞 농성도 진행했는데, 지난 3월 22일 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기본계획에서 담수호계획을 삭제하고 수질개선을 위한 배수갑문 관리 즉 해수유통을 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새만금 방조제가 바다를 가로막은 이래 줄곧 주장해 왔던 해수유통이 드디어 실현될 모양이다. 

글. 정명희 전문위원

 

<시간여행>은 과거로 거슬러가 언젠가 벌어졌던 환경문제를 다시 살펴봅니다. 어떤 문제는 해결되었고, 어떤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때와 지금 무엇이 달라졌는지 함께 차근차근 살펴나가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