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310을 기억하며

① 구조받았으나 살아남지 못한 존재  올여름, 폭염과 폭우 속에서 알려지지 않은 채 숨을 거둔 존재들이 있다. 기후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알리는 뉴스 속에서 이들은 축사 안에서 숨을 헐떡이며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을 뿐이다. 돼지와 닭은 땀샘이 없어 사람보다 더위에 취약하지만, 기온보다 2도 정도 더 높은 축사 안에 산다. 올 7월엔 제주의 한 축사에서 온도를 낮추는 장비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 발생한 정전으로 닭 1천여 마리가 죽었고, 8월 제주에선 폭염으로 돼지...

닭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가장 많은 닭이 죽는 달, 7월 7월 16일, 7월 26일, 8월 15일. 세 날의 공통점이 뭘까요? 바로 2022년 복날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름 중에서도 특히 무덥다는 삼복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전통적으로 보양식을 챙겨 먹는 풍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를 거듭하며 나이만큼의 초, 중, 말복을 거쳐 가는 동안 제게는 복날이 지금도 괴로운 기억이 된 장면이 있는데, 그건 단체 급식소를 가득 채운 수백 마리의 ‘헐벗은 닭’이었습니다. 당시 영양사 선생님은 직원들의 보신을...

낙관을 가지고, 폭력을 구매하지 않기로 했다.

① 우리는 모두 나은 세상을 위해 실천할 힘이 있다 나는 모두가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바라고 이를 위해 자신의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음을 확신한다. ‘모두’ 라는 것과 ‘확신’이 붙는다는 것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명제인지 알고 있음에도, 꽤 비관적인 사람임에도 이 말에 대해서는 확신한다. 천만 명의 시민이 촛불 광장에 나와서 시위했을 때 봤다.  그 중에서도 이런 낙관을 하게 된 것은 2019년의 일이다. 일제강점기 강제 노역에 대한 판결에 대한 분노로 노재팬 불매 운동이...

왜 동물을 그만 먹게 되었는지에 관하여

“왜 비건이 됐나요?”라는 질문에 답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 비건을 지향하게 되는 사람도, 특정한 일을 통해 비건이 된 사람도 있어요. 삼시세끼뿐 아니라 일상의 전반을 모두 바꿔버린 비건 지향 생활, 비건을 지향하기까지의 고민의 시간과 예상치 못한 즐거움에 대해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① <<나의 가랑비>> 채현 : 나는 불과 4~5년 전까진 스스로 비건이 될 거라고 상상해본 적이 없었어. 다들 시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비건들의 겨울나기

비건지향 활동가들의 옷장구경부터 ༼ つ ◕_◕ ༽つ 바람이 차가워지는 계절이 되면 옷장에서 겨울 옷을 하나씩 꺼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겨울 옷들은 여전히 동물의 털과 가죽으로 만들어집니다. 생산 과정의 문제 때문에 비건 지향인들은 겨울에 어떤 옷을 입을 지 더욱 고민하게 되는데요.  비건을 지향하는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겨울 의류를 어떻게 장만 하는지, 비거니즘과 제로웨이스트는 어떻게 함께 갈 수 있을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었어요. 순간마다 무엇이 가장 좋은 선택일지...

올 추석에 비건 한 상

기후위기로 절기의 존재감이 흐릿해지고 있다고 하지만 처서가 지나니 더위도 이젠 한풀 꺾인 듯 합니다. 얼마 전 발표된 IPCC에서 발표한 보고서 소식에 미래가 더욱 염려되는 요즘인데요. 지구온난화의 티핑포인트라고 하는 1.5도 도달 시점을 2030년대 중후반으로 예측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기후위기의 영향이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기에 더 그렇습니다. 다가올 9월 21일은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인 추석인데요. 명절은 동물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어느 때보다 고통을 겪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