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도 위험하다, 기후재난 산사태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

기후재난이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2024년 녹색연합은 기후재난으로 인한 산사태 현장을 조사하고 문제를 알리며 대응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찾는 경주 토함산 국립공원에서 대형 산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녹색연합이 확인한 피해 지역만 24곳에 달하며, 정부조차 파악하지 못한 지역도 많았습니다. 현장은 처참했습니다. 대규모 훼손지에서는 흙이 계속 쓸려 내려가고, 큰 나무들이 쓰러져 나뒹굴었으며, 대형 암석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습니다. 2개의 산사태 유로 아래에는 세계문화유산 석굴암이 위치해있습니다. 재난은 국립공원, 세계유산을 비껴가지 않습니다.

경주 토함산 국립공원 산사태 현장

주변의 인공물로 산사태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더 큰 위험은 토함산의 대형 산사태 현장에서 확인된 땅밀림입니다. 녹색연합은 경주국립공원사무소, 전문가들과 함께 6월 말부터 7월에 걸쳐 현장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경주 무장산, 함월산, 토함산 일대 73개소 산사태 피해지를 확인했고, 이 중 3개소에서 현재 진행 중인 땅밀림이 발견되었습니다. 땅밀림은 일반 산사태보다 위력이 수십 배 크며, 945번 지방도로와 문무대왕면 마을이 피해 영향권에 놓여 있었습니다. 해당 지역의 특별 관리뿐 아니라 땅밀림 관리 시스템 구축과 대비가 필요합니다. 또한, 대피 체계를 점검하고 위험 지역에서 대피 훈련을 진행하는 등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가 시급했습니다. 큰 비와 태풍이 오기 전에 위험을 알려야 했습니다.

녹색연합의 신속한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산사태 위험이 확인되었고, 언론이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정부는 그제야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립공원공단, 산림청, 경상북도 등 관계 기관이 합동 점검과 정밀 조사에 나섰으며,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이례적으로 빠른 관계 부처 간 협업과 대책 마련이 이루어졌습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산사태 발생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는 줄일 수 있습니다. 산사태와 땅밀림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곧 기후재난으로부터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일입니다.

본부 자연생태팀 박은정 팀장

◊ 활동가 한마디

2024년 녹색연합은 언제나처럼 발빠르게 현장을 찾고, 가장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켰습니다. 산사태 현장의 처참함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 앞에서 우리의 역할을 다시 되새기는 한 해였습니다. 모든 생명의 안전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