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육상 생태계 보전]

아름다운 절경, 울진 왕피천 생태경관보전지역
왕피천을 아시나요? 국내에서 가장 깨끗한 계곡 중 하나로 알려진 왕피천은 경북 울진과 영양의 산줄기에서 시작되어 동해로 이어지는 지방하천입니다. 이곳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9종(산양, 담비, 수달 등)이 서식하며, 동해를 통해 연어가 회귀하는 등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역입니다. 이에 따라 2005년 환경부는 왕피천 일대 102.841㎢(약 3천만 평, 여의도의 약 35배)를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했습니다.
그동안 왕피천의 자연생태가 잘 보전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주민들이 환경감시원으로 활동하며 보호구역을 지켜왔기 때문입니다. 환경감시원 제도는 보호구역 지정 당시 지역 주민들과의 합의를 바탕으로 도입되었습니다. 생태·경관보전지역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수용성을 높이고, 보호활동의 주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제도는 왕피천에서 모범적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2024년 1월 1일, 환경부는 전국의 환경감시원 예산을 전액 삭감했습니다. 이는 환경감시원 제도를 단순한 주민 일자리 사업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한 기획재정부의 예산 심사가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20년 가까이 운영된 환경감시원 제도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않은 환경부의 무책임한 보호지역 관리도 주요한 문제로 지적될 수밖에 없습니다.
녹색연합은 왕피천 일대를 모니터링하며, 언론과 함께 주민들의 목소리를 알리고 국정감사에서 환경부의 부실한 보호구역 관리 실태를 질의했습니다. 환경부는 관련 법 마련과 예산 반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2025년도 환경감시원 제도 운영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앞으로도 녹색연합은 왕피천을 비롯해 관리가 미흡한 보호지역의 실태를 알리고, 보호구역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역 주민과 협력하며 변화를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본부 자연생태팀 김원호 활동가
◊ 활동가 한마디
왕피천 일대 이장님들의 회의 자리, “생물다양성”, “기후재난”, “생태감수성” 같은 말들이 백발과 주름 사이로 수시로 오갑니다. “자연을 지키기 위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열띠게 토론하던 그분들의 에너지가 꺾이지 않도록 계속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