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점박이물범을 위한 주민 모니터링

[해상⋅육상 생태계 보전]

대청도의 점박이 물범 ©이상규

점박이물범의 황해 개체군은 2019년 기준 1,50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중 300~350여 마리가 매년 봄부터 늦가을까지 백령도를 찾아와 머물다가 겨울철에 번식지인 중국 발해만 일대로 이동하며 생활합니다. 발해만은 전 세계 점박이물범의 최남단 번식지입니다. 그런데 최근 최근 몇 년 동안 백령도 연안 등에서 새끼 점박이물범이 발견되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나타났습니다.

대청도의 점박이물범 ©류기찬

인천녹색연합이 백령도점박이물범생태관광협의체와 함께 2020년부터 2024년 2월까지 조사한 점박이물범의 겨울철 백령도 연안 번식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2022년 2월 16일, 백령도 연안에서 좌초된 새끼 점박이물범이 발견된 후, 점박이물범의 한반도 서해연안 번식 가능성을 염두하고 해양수산부와 함께 백령도 지역 내 조사를 비공개로 진행했고, 5년 동안 4차례의 좌초 혹은 생존 개체 사례를 확인했습니다. 중국 발해만에서 태어난 새끼 점박이물범이 백령도 연안까지 헤엄쳐 오는 것은 생존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일부 개체가 백령도 등 주변 지역에서 번식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지속적인 조사와 이를 지원할 지역 내 해양 포유동물 연구 기반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동안 백령도 지역에서만 진행해 오던 점박이물범 조사를 대청도와 소청도 권역까지 확대했습니다. 2024년에는 5월 23일부터 25일까지 현장 조사와 지역 탐문 조사를 이어갔고, 대청도 갑죽도(대갑죽도, 소갑죽도) 일대와 소청도 등대 주변 지역(안가둔이, 바깥가둔이)을 휴식지로 이용하는 것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하였습니다. 점박이물범 조사와 보호 관리의 범위를 백령도뿐만 아니라 대청도, 소청도 권역까지 확대해야 할 근거와 필요성을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백령도의 점박이물범 ©류기찬

새롭게 밝혀지는 이러한 내용들은 현장과 지역사회에 기반한 활동의 성과입니다. ‘백령도 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비롯한 주민과 함께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지속적으로 진행한 점박이물범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백령도에 서식하는 점박이물범에 대한 유의미한 생태현황을 기록하고 지역사회에 알렸습니다. 5년간 759일의 모니터링, 참여 인원수는 110여명! ‘백령도 점박이물범 주민모니터링 5년 종합보고서’는 백령도에 상주하기 어려운 전문가들의 조사활동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음이 입증되는 등 시민과학으로의 평가와 주목을 받았습니다.

2025년부터는 백령도 서식지뿐만 아니라 대청도와 소청도 권역까지 확대하여 점박이물범 주민 모니터링과 청소년 생태 교육 및 시민과학 연구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인천녹색연합 황해물범시민사업단 박정운 단장

◊ 활동가 한마디

어느새 백령도 살이 6년 차, “점박이물범 덕분에” 만난 백령-대청-소청도 주민들과 생명 평화의 가치를 공유하고 연대하며 협력하는 지역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먼 섬, 백령도가 여러분께 조금 더 가까이 와 닿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