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속 생명들, 법적으로 보호되고 있나요?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3조(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의 기본원칙)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는 다음의 기본원칙에 따라야 한다.

     3. 멸종위기에 처하여 있거나 생태적으로 중요한 해양생물은 보호되고, 해양생물다양성은 보전되도록 할 것

     4. 해양환경을 이용하거나 개발하는 때에는 생태적 균형이 파괴되거나 그 가치가 낮아지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하며, 해양생태계와 해양경관이 파괴ㆍ훼손되거나 침해되는 때에는 최대한 복원ㆍ복구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

제25조(해양보호구역의 지정ㆍ관리) ①해양수산부장관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여 해양생태계 및 해양경관 등을 특별히 보전할 필요가 있는 구역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ㆍ관리할 수 있다. ②제1항에 따른 해양보호구역은 해양생태계의 특성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세부구역으로 구분하여 지정ㆍ관리할 수 있다.

     2. 해양생태계보호구역 : 해양생태계가 특히 우수하거나 해양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구역 또는 취약한 생태계로서 훼손되는 경우 복원하기 어려운 구역

생태계를 보전하는 일은 개인의 노력 만으로는 어렵습니다. 무분별한 개발을 규제한다거나, 파괴된 생태를 복구하고 보전하는 일은 국가적인 관심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이를 위해 법령 등을 통해 국가적 방침을 정하는 것이겠지요. 개인의 관심을 환기하는 동시에, 국가와 기관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지정하여 책임을 다하게 하고,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생태계의 변화와 파괴는 바다 안에서도 급격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해양생태계의 변화는 기후위기의 징표이기도 하고, 그 자체로도 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해양생태계를 구체적으로 보전하기 위해 해양생태계법을 개별 제정하여 해양수산부 등에서 그 노력을 다하도록 보전의 원칙을 정하고, 이에 따라 ‘해양생태계 보전관리 기본계획’ 등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 문섬 일대의 주변 해역은 해양생태계법 제25조 제2항에 따라 ‘해양생태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연산호를 포함하여 11여 종의 해양보호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어 중점적으로 관리체계를 개선하고 지역주민들과 국민들의 참여를 통해 보전에 힘쓸 수 있게끔 법적인 장치를 구축한 것입니다.

2020년, 같은 법이 개정되어 이른바 ‘해양생태축’을 설정, 관리할 수 있게끔 세부관리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 제주 해역을 특히 ‘기후변화 관찰축’으로 지정하기도 하였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라 열대-아열대 생물이 출현하는 해양생태계의 변화를 관찰하기 위함이 목표입니다. 산호가 해양생태계 파악에 중요한 개체이기에, 연구의 용이성을 위해 산호군락이 형성되어 있는 제주 남부 해역을 해양생태축으로 지정한 의미도 있겠지만, 동시에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를 크게 입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는 의미로 보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해양의 환경이 변화하면서 기존에 서식하던 생물들이 생존에 불리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태계의 위기는 기후위기에 더해 다른 요인들로 인해 가속화됩니다. 문섬 인근의 제주 남부 연안은 해군기지 건설 등의 개발 이슈들이 꾸준히 있던 지역이고, 이로 인해 쉽게 예상되는 연안의 오염이나 환경변화는 위기를 극복하게 하기는커녕 더 큰 위험들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습니다. 생태계보호구역을 법령을 통해 지정한다는 것은 정책 수립의 방향성을 잃지 않게 하고, 그 중요성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중요하고, 더욱 확대되어 나가야 할 일이지만, 목표했던 다양성의 담보는 이러한 체계의 마련만으로는 보장될 수 없습니다. 

 

글: 이수빈 전 녹색법률센터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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