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로 잠 못 이루시나요? 퇴비클럽으로 오세요!

음식물쓰레기, 어떻게 버리고 있나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종량제 시스템을 이용해 분리배출하고 있을 겁니다. 공공에서 관리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믿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쓰레기를 치우다 사망하는 노동자가 매년 발생하고, 많은 사람들이 음식물쓰레기를 무책임하게 버립니다. 수거부터 차량이 골목을 훑고 다니며 처리장에서도 많은 기계와 에너지를 들여 퇴비화하지만 음식물쓰레기 퇴비는 재활용조차 잘 되지 않는 자원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문제를 퇴비를 쓰는 농민과 함께 고민해 볼 수는 없을까요? 

이러한 고민은 쓰레기 없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비닐 쓰레기를 금지하고 다시살림부스 등 자원순환을 고민하고 실천해 온 ‘농부시장 마르쉐’와 만났습니다. 소비자가 음식물쓰레기를 잘 모아서 필요한 농가에 전달하는 한 팀이 되면 조금이나마 먹거리의 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죠. 

2023년 4월, 그렇게 ‘퇴비클럽’이 탄생했습니다. 16명의 소비자가 7팀의 농가에 1~3명씩 매칭 돼 가정에서 발효해 온 퇴비를 전달했고, 지난 10월 9일까지 6 개월 간 총 555L의 음식물쓰레기가 쓰레기가 아닌 자원으로 순환했습니다.

퇴비클럽은 보카시컴포스팅을 응용해 음식물쓰레기를 발효했는데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음식물쓰레기의 수분을 제거해주며 미생물을 통해 고형물만 발효 시키는 방식이에요. 음식물쓰레기에 약간의 퇴비용 미생물을 추가하며 분해되어 나오는 수분만 잘 제거해줘도 곰팡이나 벌레, 지독한 악취 없이 ‘야채절임’과 같은 상태가 되거든요. 퇴비클럽에 참여한 소비자는 수분 제거가 가능한 5L짜리 퇴비통에 정해진 가이드를 따라 음식물쓰레기를 잘 발효해서 매칭 된 농가와 마르쉐에서 만나 퇴비를 전달하고 때로는 농장으로 직접 가서 함께 밭일을 하며 퇴비와 농작물을 교환하기도 했죠. 

그동안 좋은 채소의 부산물이 버려지는게 너무 아깝거나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며 죄책감을 느꼈던 시민, 또 마르쉐와 오랫동안 단골손님으로 관계맺어 왔지만 소비자 이상의 무언가를 함께하고 싶어하는 시민이 6개월의 시간동안 함께하며 퇴비를 전달했습니다. 또 전국에 마르쉐와 같은 농부시장은 물론, 농민과 소비자가 만나는 단위에서도 실천할 수 있도록 가이드로 정리해 온라인을 통해 배포할 예정입니다. 

퇴비클럽은 555L의 먹거리의 퇴비순환 말고도 많은 시사점을 남겼습니다. 서로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며 퇴비와 마음을 주고받는 동안 퇴비를 정성껏 모으고 관리해 전달한 소비자에 대한 고마움과 자신의 퇴비로 농사를 지어주는 농민에 대한 고마움이 마구마구 피어올랐거든요. 퇴비클럽은 2024년에도 마르쉐에서 새로운 농가와 소비자를 연결하며 계속될 예정입니다. 함께 쓰레기가 아닌 퇴비로 순환해 보실래요?

글 | 이아롬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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