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가뭄 소동으로 빚어진 고마나루 참사
지난 6월 15일, 금강 공주의 고마나루는 다시 물 아래 잠겼습니다. 바로 며칠 전까지도 꼬마물떼새가 산란하고 부화하던 보금자리였습니다. 금강 3개 보의 수문을 3년간 개방하고 가까스로 되찾은 고마나루의 금모래는, 물 아래 잠긴지 한 달이 체 못되어 펄로 뒤덮이고 말았습니다. 물떼새가 알을 낳기 위해 돌아올 수 있는 모래사장을 되찾기 위해서는 몇 년을 다시 기다려야 할지 모릅니다.
고마나루에 이런 참사를 불러온 공주보 담수의 원인은 ‘가짜 가뭄’이었습니다. 공주 정안 지역에 가뭄으로 인해 농사지을 물이 없어서 공주보 수문을 닫아서 금강 물을 가져다 농업용수로 사용해야한다는 이유로 말이죠. 그러나 이 주장은 모두 ‘거짓’입니다. 공주보 수문을 닫아도 가뭄을 주장하는 정안 지역에는 단 1리터의 금강물도 가져다 쓸 수 없고, 실제 사용 되지도 않았습니다. 현장조사 결과 가뭄예상 지역의 모내기는 99%이상 마친 상황이었고, 수로에는 물이 충분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공주청양 지역구의 정진석 국회의원은 공주보 담수가 협의 되지도 않은 12일에 이미 ‘공주보 담수 결정’이라는 글을 SNS에 올렸습니다. 이런 거짓 가뭄 해프닝에 고마나루에는 참사가 닥친 것입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2021년 1월 18일 세종보 철거, 공주보 부분철거, 백제보 상시개방의 금강 보 처리방안을 확정했습니다. 그건 유지관리비용을 지불하면서 보를 유지하는 것보다, 보를 철거하는 것이 경제적, 물환경적으로 편익이 크다는 판단에서 내려진 결정입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사대강 사업을 옹호하고 보 해체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보 처리방안을 이행하고 사대강 사업의 잔재를 해결하는 일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좌지우지 할 일이 아닙니다. 사대강에 16개 보를 설치한 후 발생했던 수질오염, 물고기 떼죽음, 녹조, 악취 등의 문제를 우리는 생생히 목격해왔습니다. 이제 결정된 보 처리방안을 조속히 이행해야 할 때입니다. 그래야 우리도 살고, 강에 깃들어 사는 생명들도 살 수 있어요. 더이상 강에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자연생태팀 임도훈 활동가, 현장에서 전합니다.”
글 : 임도훈 대전충남녹색연합 자연생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