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용산공원, ‘더 가까이 국민 속으로’

‘오염덩어리 미군기지, 정화가 우선’
‘일회용쇼 X, 국민안전O’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던 지난 6월 10일, 방독면을 쓴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피켓을 들고 서있습니다. 용산공원 시범개방 첫 날입니다. 신용산역 1번 출구와 용산우체국 사잇길 끝에는 늘 닫혀있던 용산 미군기지 14번 게이트가 있습니다. 100년 이상 외국군대가 주둔하며 담벼락에 닫혀 있던 공간이 ‘개방’되던 날, 공공의 녹지공간으로 바뀔 ‘용산공원’ 부지 앞에서 활동가들이 우려와 분노의 목소리를 낸 이유는 무엇일까요?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겼습니다. 집무실 주변 용산공원을 신속히 조성하겠다며 6월에 ‘시범개방’하고, 연내 ‘임시개방’을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절차를 무시한 채 졸속으로 개방하려는 용산 미군기지 터는 환경 원칙의 사각지대에 있던 곳입니다. 사전 예방의 원칙, 오염자 부담의 원칙, 정보 접근권 등 모든 면에서 통제받지 않았습니다. 지하 송유관과 저장탱크의 빈번한 기름 유출사고, 폐기물 처리와 매립으로 인해 용산기지의 토양지하수는 복합오염이 심각합니다. 반환받는 곳마다 국내 기준치 수십 배 이상의 벤젠, 톨루엔, 석유계총탄화수소, 다이옥신 등 발암물질이 확인되는 이유입니다.

녹색연합이 미국 정보자유법(FOIA)을 통해 확인한 용산 미군기지 기름유출사고 지역

지난해 국토부는 용산기지 반환이 지연되면서 용산공원조성계획을 기존의 2027년까지가 아닌 반환받는 시점(N년)부터 7년 후로 변경하여 고시했습니다. 미군으로부터 돌려받은 후 토양정화와 검증, 공원 계획과 조성까지 7년 이상 걸린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돌려받자마자 정화없이 ‘위해도 저감조치’를 하여 임시개방을 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국민을 기만하고 ‘보여주기식 쇼’를 연출하는 겁니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알권리를 위해 환경오염 상황을 공개하고, 법과 절차를 준수하는 게 먼저 아닐까요? 미군 측에 책임을 묻고 미군기지 환경정책을 바꿔야 할 책임도 있고요. 용산미군기지 터의 과거 환경사고 지점과 위해도를 모니터링하고, 정부의 임시개방 문제를 알리는 녹색연합의 현장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본부 녹색연합의 신수연 활동가, 현장에서 전합니다.”

 

글 : 신수연 녹색연합 해양생태팀

 

‘현장에서’는 녹색연합의 활동을 들여다보는 코너입니다. 전국의 환경 분쟁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활동가들의 생동감 있는 이야기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