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에 비건 한 상

기후위기로 절기의 존재감이 흐릿해지고 있다고 하지만 처서가 지나니 더위도 이젠 한풀 꺾인 듯 합니다. 얼마 전 발표된 IPCC에서 발표한 보고서 소식에 미래가 더욱 염려되는 요즘인데요. 지구온난화의 티핑포인트라고 하는 1.5도 도달 시점을 2030년대 중후반으로 예측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기후위기의 영향이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기에 더 그렇습니다.

다가올 9월 21일은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인 추석인데요. 명절은 동물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어느 때보다 고통을 겪고 착취당하는 때인 만큼, 달빛 아래 모든 존재가 평안하고 평등한 추석을 상상해봅니다.

‘추석에 비건으로 어떻게 먹지?’ 고민이셨다면 여기를 주목해주세요. 지리산, 밀양, 도시에 사는 4명의 비건들에게 추석에 추천하고 싶은 음식을 물어보았습니다. 이들은 이번 추석 올 한가위 보름달을 보며 빌고 싶은 소원이 있다고 하는데요. 함께 보아요!

안동찜버섯(a.k.a 닭 없는 찜닭)

안동찜버섯 레시피

  • 재료: 감자, 당근, 고구마, 각종 버섯, 당면, 청양고추, 후추, 대파
  • 양념: 간장, 유기농 설탕, 올리고당, 다진 마늘, 참기름

1. 감자, 당근, 고구마를 깍뚝 썰어서 물에 넣고 끓인다.
2. 물에 양념을 풀고, 끓인다.
3. 감자가 익으면 표고버섯, 새송이버섯, 팽이버섯을 원하는 만큼 넣고 약불로 끓인다.
4. 버섯을 넣을 때 당면도 원하는 만큼 넣고, 다 익었을 때쯤 청양고추, 후추, 대파를 넣어 마무리!

추천! 레시피 from 꼬리
“비건채식 실천 4년차, 지리산 자락에서 자연을 닮은 친구들과 살아가는 중입니다.”

꼬리, 올 한가위 보름달을 보며 빌고 싶은 소원이 있다면? 
지구에 깃들어 사는 모든 존재가 베풀고 있는 사랑과 배움을 알아차릴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그리고 그 사랑에 보답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엉 잡채

우엉 잡채 레시피 

  • 재료(4인분 기준, 30분 소요): 당면 250g, 우엉 한 뼘 길이 3~4개, 당근 반 개, 양파 반 개, 고추 3~4개, 통참깨
  • 양념: 들기름 2큰술, 간장 4큰술, 매실청 2큰술, 유기농설탕 1큰술

1. 우엉, 당근, 양파, 고추는 채썰어 준비한다. 양념재료는 모두 섞어 준비한다. 당면을 삶기 위한 물을 불에 올린다.
2. 팬에 채썬 우엉을 들기름 1스푼과 함께 볶다가 어느 정도 익었을 때 양파, 당근, 고추를 넣고 마저 볶는다.
3. 삶은 당면을 체에 거르고, 준비해둔 양념과 함께 팬에 넣어 골고루 섞어준다. 마무리로 통참깨를 뿌려주면 완성!

추천! 레시피 from 다님
“서울에서 동물권, 환경운동을 하다 자본주의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생태적자립을 위해 올해 2월 경남 밀양으로 귀농했어요.”

다님, 올 한가위 보름달을 보며 빌고 싶은 소원이 있다면?
세상은 참 바쁘고 복잡하게 돌아가요.

바쁘고 복잡하게 살다보니 주변의 많은 존재들이 잊혀 갔지요.
마치 소수의 풍족을 위한 당연한 일인 것 처럼요.
사람들이 단순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단순하고 소박한 것이 모두의 행복임을,
우리는 적게 가지고도 풍족할 수 있음을 알아갔으면 좋겠어요.


간장 떡꼬치

간장 떡꼬치 레시피 

  • 재료: 가래떡, 대파, 버섯 등
  • 양념: 간장 2 큰술, 다진 마늘 1 큰술, 설탕 2 큰술
  1. 꼬치 재료를 다 꽂고 기름에 살짝 데친다.
  2. 물 반 컵과 양념을 넣고 약불에 졸이면 끝!

추천! 레시피 from 은하
“비건 친화적인 나라, 독일에서 1년 동안 비건이 아닌 친구와 자취하면서 같이 요리를 해먹고 생활하는 재밌는 경험을 했어요.”

은하, 올 한가위 보름달을 보며 빌고 싶은 소원이 있다면?
사람들이 기후위기로 죽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오래오래
비거니즘을 실천하면서 살았음 좋겠다.
10년 20년 50년 후에도!


두부달전

동그랗게 차오른 한가위 달을 닮은 전을 만들자! 전 하나에 소원하나~

레시피 

  • 재료: 두부 1모, 양파+호박+당근+파프리카 등 좋아하는 야채, 부침가루, 전분가루
  • 양념: 소금, 후추
  • 소스 1 : 간장+고춧가루(참기름이나 깨, 고추 기호에 따라~)
  • 소스 2 : 소이마요+와사비 약간

1. 두부의 물기를 꼭 짜 제거한다.
2. 두부를 으깬 뒤,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한다.
3. 야채를 잘게 썬다. 색이 다양하면 예뻐요:)
4. 부침가루 or 전분가루를 넣어 되직한 농도로 섞고, 반죽을 원하는 형태로 만든다.
5. 팬에 기름을 충분히 두르고 중불에 굽는다.

추천! 레시피 from 지니
생태운동에 발들인 뒤 사랑이 커진 사람. “우리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원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고, 그 세상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다!”

지니, 올 한가위 보름달을 보며 빌고 싶은 소원이 있다면?
소박해서 더욱 충만해지는 한가위보내고 싶어요.

소외되고 희생되는 존재없이 모두에게 따뜻하고 안전한 추석이 되게 해주세요.
언젠가는 꼭.


비건 한 상, 정말 충분하지 않나요? 올 추석, 어떤 음식으로 따뜻한 식사시간을 보내고 싶으신가요? 


기획 : 진채현 녹색이음팀 활동가

<비건이건 아니건>은 말 그대로 내가 비건이건! 네가 비건이 아니건! 우리가 조금씩 비건 지향 생활을 시작해볼 수 있도록 기획되었어요. 비거니즘과 조금 더 친해지는 생활, 한걸음씩 함께 나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