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이상해지는 날씨로 기후위기를 체감하는 요즘. 심각한 뉴스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덩달아 사람들의 마음도 무거워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무겁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한없이 가볍지도 않은 무언가는 없을까요? 키후위키와 함께 기후위기의 메신저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안녕하세요, 영은 님! 키후위키를 소개해주세요!
저는 문화연대 활동가이자 키후위키 대표인 신영은입니다. 키후위키는 ‘키는 누구에게? 키는 우리에게!’ 라는 의미입니다. 키후위키는 문화연대에서 사회운동을 다르게 해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프로젝트이자 사업입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일상의 언어로 일상용품을 통해서 메시지를 전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패스트패션 문제가 사회적으로 많이 대두되고 있잖아요. 저희는 옷을 입는 미디어라고 생각하고, 옷을 통해 자신의 주체성이나 가치관을 표현할 수 있도록 했어요. 중고 옷이나 약간의 하자로 상품화되지 못한 옷에 기후위기와 관련된 메시지를 찍어서 상품화하거나, 실크스크린 워크숍을 진행하거나, 행사나 축제 단체티를 리사이클 방식으로 제작하고 있어요.(*실크스크린: 판화의 일종)
키후위기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문화연대에서 기후위기 대응 운동 모임인 ‘스틸 얼라이브’로 기후위기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기후위기비상행동이나 여러 단체와 활동을 해왔는데, 제가 본캐는 시각 디자이너거든요. 그러다 보니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사람들에게 어떻게 시각물을 통해 표현하고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 관점으로 기후위기를 말하는 방식을 살펴보니 ‘기후위기’하면 너무 두렵고 공포의 대상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또 이게 북극곰의 일처럼 멀리 있는 게 아니고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일이잖아요. ‘지금의 이 기후위기를 어떻게 말해야 할까,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까?’ 하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해왔던 활동 중에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을까요?
지난 활동들을 떠올려보니, 저는 처음에 했던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처음에는 돌곶이 잡화점이라고 돌곶이생활예술문화센터에서 하루 동안 잡화점을 운영했어요. 조그만 상점들이 들어와서 판매도 하고 워크숍도 하는 그런 행사였거든요. 그때 처음 리사이클링 옷도 판매하고 실크스크린 워크숍을 하는데 엄청 떨리는 거예요. 돈을 지불하고 우리가 준비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사람들을 마주할 생각을 하니…. 그런데 막상 사람들이 실크스크린 워크숍을 했을 때 되게 재미있어하고, 만족스러워하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까 저희도 덩달아 신이 났어요.
녹색연합과도 몇 차례 함께 행사를 했잖아요. 키후위키가 만난 녹색연합은 어땠나요?
저는 작년 청주동물원에 가서 ‘다똑같곰’ 행사했을 때 정말 좋았어요. 행사에 초대를 받아서 가면 어떤 기획을 했는지에 따라서 협업하는 저희도 영향을 많이 받거든요. 그날 웅담 채취용 곰을 사육하는 나라가 중국과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리고 청주동물원이 동물을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다친 야생동물이 회복하고 다시 야생에서 살아갈 수 있게끔 도와주고 있는 것도 감동적이었고요. 너무 좋은 활동이었고, 녹색연합과 함께해서 참 좋았어요.
키후위키 활동을 해오면서 드는 고민 지점이 있으신 지 궁금해요.
단발성 행사를 위한 일회용 티셔츠는 제발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단체 티셔츠를 리사이클링으로 맞추는 문화가 형성이 되면 좋겠는데, 단가 부분에서 어려운 지점이 있어요. 단체 티셔츠는 일반적으로 개당 단가가 1만 원 이하인데, 리사이클링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단가가 올라가거든요. 왜냐하면 옷을 수거해서, 세탁하고, 선별하고, 인쇄를 하다 보면 단가가 두 배 정도 돼요. 주최 측에서는 의미가 좋다고 하더라도 가격면에서 합리적인 것을 선택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중고로 옷을 구하다 보면 여러 가지 색이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다양한 형태와 색의 옷들을 모아보면 ‘초록색’이라고 하더라도 스펙트럼이 넓은데, 저희는 그 서로 다른 초록색이 모여있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주최 측에서는 통일성에 대해 우려하더라고요. 사회적 미감이라고 할까요, 무엇이 아름다운 것이냐 하는 건데. 결국에는 그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계속 이야기하다 보면 조금씩 변화할 거라 믿고 있고요.
또 더 많은 시민을 만나는 게 저희의 목표인데요. 동시에 ‘생태적인 문제에 관해서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어떤 태도로 소통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 있어요.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고 체험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의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어떤 감각을 열어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있죠.
‘녹색희망’ 사행시, 그린파트너스 인터뷰에서 빼놓을 수 없죠.
녹 녹색은 색깔이자 메시지입니다.
색 색연필을 들어라.
희 희미해지는 산호와
망 망가진 숲을 녹색으로 칠하자.
마지막으로 녹색희망을 구독하시는 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키후위키는 7월 24일부터 8월 18일까지 경춘선숲길 갤러리에서 단독 전시를 진행해요! 시간되시면 전시보러 오세요! 키후위키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매하고 싶은 옷을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르니 한 번 둘러보셔도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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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숲, 김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