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0월 2일 우유병 되살리기

1999년 10월 2일 우유병되살리기 10만인 선언

유리병 우유를 마신 적이 있나요?
요즘에도 나오는 큰 우유병 말고 180리터의 작은 유리병 우유를 마신 적이 있다와 없다로 세대를 가를 수 있을 정도로 우유병은 추억의 물건이다.
마시고 난 우유병을 가게에 돌려주거나 대문 앞에 걸린 우유배달 주머니에 담아두면 배달원이 수거해 가는 방식으로 몇 번이나 재사용되었던 우유병.
그러나 병우유는 1972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종이팩에 밀려 차츰 줄어들다 1989년 서울우유협동조합이 병우유 생산을 중단하면서 대부분 사라졌다. 그러나 이렇게 사라진 병우유를 되살리기 위한 활동은 이후에도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당시 가장 많은 일회용 쓰레기는 우유팩이었다. ©녹색연합

녹색연합은 1994년부터 우유병되살리기 운동을 시작했다. 당시 가장 많은 일회용품 쓰레기로 꼽혔던 게 바로 우유팩이었는데 재활용만으로는 우유팩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나 군대에서 제공되는 급식용 우유부터 병우유로 바꾸자는 캠페인을 계속 진행했고 1999년 7월 환경부가 이를 받아들여 ‘우유병 사용 촉진 계획’을 발표하게 하였다.

녹색연합이 시작한 우유병 되살리기 운동이 확산되면서 1999년 10월 2일 오전 11시 서울 명동에선 당시 시민단체의 연대체였던 <쓰레기문제해결을위한시민협의회>가 ‘우유병되살리기 10만인 선언운동’을 선포하기도 했다.

추억의 유리병, 재사용 시스템이 오늘날 다시 ‘필요’하다. ©녹색연합

제대로 경영된 숲에서 벌목했음을 증명하는 FSC인증을 받은 좋은 펄프로 만들어진 우유팩은 잘 씻어 말려 모아 정해진 곳에 잘 배출해서 재활용을 계속 높여야 한다. 그런데 재활용보다 먼저 선택해야 하는 것이 ‘재사용’이다. 유리병에 담긴 우유, 추억이 아니라 재사용을 위해 다시 되살아나야 하지 않을까?

[글 : 정명희 녹색연합 전문위원]

<시간여행>은 과거로 거슬러가 언젠가 벌어졌던 환경문제를 다시 살펴봅니다. 어떤 문제는 해결되었고, 어떤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때와 지금 무엇이 달라졌는지 함께 차근차근 살펴나가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