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1일 기후위기 비상행동

2019년 9월 21일 기후위기 비상행동

시민들이 광장에 모인 그날, 함께 모여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내일을 기다린다. ©기후위기비상행동

코로나 이전 거리에서 하나된 우리 

이제 코로나 이전에 있었던 일들이 너무 아득한 일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2년 전 2019년 9월 21일, 전국 곳곳에서 ‘지금이 아니면 내일은 없다, 지금 말하고 당장 행동하라’는 기후위기비상행동의 구호를 외치며 거리에 사람들이 모였다. 서울에선 대학로에 1만여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2019년은 등교를 거부하고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대응을 외치는 청소년들의 기후파업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우리나라의 청소년들도 봄부터 기후파업을 진행하고 있던 때였다. 이제 더 다양하고 많은 이들이 청소년들의 기후파업에 응답해야 할 때였다. 수십 만 명이 모여 집회나 행진을 하는 게 우리에게 낯선 문화는 아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선 자신의 문제로 다가오지 않은 ‘기후’를 위해 사람들이 모일 수 있을까? 1천명 만 모여도 좋겠다며 기후위기비상행동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걱정과 달리 ‘기후위기비상행동’을 모집하자마자 기후, 에너지, 환경 등을 다뤄왔던 단체들 뿐만 아니라 시민, 종교인, 회사, 농민, 조합, 학교, 정당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참가신청이 이어졌다. 9월 21일 거리엔 정말 이렇게 서로 다른 이들이 ‘기후위기’로 하나로 이어졌구나 싶게 다양한 이들이 거리에 모였다.

사이렌이 울리고, 절멸을 상징하듯 시민들은 모두 거리에 누웠다. ©기후위기비상행동

불안의 표출이자 안도의 시간, 파업과 행진 

심각한 기후위기 문제를 걱정하며 모였지만, 한편으론 이렇게 많은 이들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구나, 우리의 마음이 모여 변화를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 때문에 들뜨고 즐겁기도 한 시간이었다. 기후위기를 경고하는 싸이렌 소리에 모두가 거리에 눕는 퍼포먼스를 하였는데 그 몇 초 동안 도로 위에 쓰러져있던 사람들, 특히 아이들의 모습 속에 우리가 지금 변화를 만들지 못한다면 미래를 생각할 수 있을까 하는 위기감을 확 느끼기도 하였다.

2019년 이후 기후파업은 계속 되고 있다. 2021년 9월 24일 글로벌 공동 기후파업이 진행되고, 9월 25일엔 기후위기를 이야기하는 시민들이 저마다의 주장을 담은 나홀로 시위를 곳곳에서 진행할 것이다. 다시 모일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함께 피켓을 만들고 거리에 서면 에너지는 밖으로 퍼지고 또 안으로 모인다. ©녹색연합

[글 : 정명희 녹색연합 전문위원]

<시간여행>은 과거로 거슬러가 언젠가 벌어졌던 환경문제를 다시 살펴봅니다. 어떤 문제는 해결되었고, 어떤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때와 지금 무엇이 달라졌는지 함께 차근차근 살펴나가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