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4일, 세계 철새의 날

하도리 철새 도래지

 

10월 14일은 세계 철새의 날 World migratory bird day(WMBD)입니다.

 

‘세계 철새의 날’은 다른 환경기념일과 다르게 철새의 이동이 활발한 5월과 10월에 두 시기 모두에 기념일을 정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각 나라마다 철새 또는 물새의 이름으로 정해진 기념일이 있었는데, 2006년에 시작된 세계 철새의 날 행사가 확대되면서 2018년부턴 세계의 주요한 철새 보호 기구들은 ‘세계 철새의 날’로 기념일을 통일하고 그 해의 캠페인 테마를 정해 공동으로 철새의 중요성과 의미를 교육하고 철새가 처한 위기를 알리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2023년 세계 철새의 날 테마는 ‘새의 생명을 유지하는 물’입니다. 모든 생명체에게 물은 가장 필수적인 요소지요. 철새는 ‘물새’라는 이름에서처럼 물이 곧 서식지이기도 합니다. 생애주기 동안 내륙이나 해안의 습지, 강, 호수, 하천, 연못 등에서 먹이를 얻고 둥지를 만들고 쉬어갑니다. 그러나 전 지구적으로 수생 생태계는 점차 악화하고 있습니다. 간척사업, 양식장 건설, 댐 건설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철새에게 중요한 세계 습지의 35%가 지난 50년 동안 사라졌습니다. 기후위기는 자연습지를 마르게 하거나 반대로 새들이 알을 낳고 서식하던 얕은 물가를 일시에 물에 잠기게도 합니다.

2023년 세계 철새의 날 포스터

 

2023년 세계 철새의 날 포스터엔 해마다 철새 중 몇 종을 그 해의 앰버서더로 소개하는데, 올해 포스터엔 반가운 새가 그려져 있습니다. 바로 넓적부리도요새인데요. 러시아 캄차카반도, 배링해 등에서 번식해 동남아시아까지 8000킬로 미터를 날아가 겨울을 나는 넓적부리도요는 이동 중에 잠시 우리나라 서해 갯벌에서 잠시 쉬어가며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손바닥만 한 작은 크기에 숟가락같이 생긴 부리로 갯벌을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는 넓적부리 도요새는 세계에 6백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심각한 멸종위기종입니다. 예전 새만금 갯벌에선 한 번에 200여 마리가 발견되기도 했지만 새만금 간척사업이 진행된 이후 우리나라에선 해마다 이십여 개체만 발견될 뿐입니다. 우리는 종종 줏대 없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사람을 철새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철새는 언제나 같은 시기에 같은 곳을 찾아옵니다. 마치 약속한 것처럼 찾아온 철새의 공간을 무참히 파괴하는 인간이 철새를 비하의 표현으로 갖다 쓰는 것은 너무나도 파렴치한 것 같습니다.

 

해마다의 세계 철새의 날 테마를 보면, 철새는 어떤 존재인지, 지금 철새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우리가 철새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소개합니다.

 

2022년 새를 위해 조명을 끄자
2021년 노래하고, 날고, 솟아오르세요 ~ 새처럼!
2020년 새들이 세계를 연결한다
2019년 새 보호 : 플라스틱 오염의 해결책을 만들자
2018년 새 보호를 위해 우리의 목소리를 모으자
2017년 그들의 미래는 우리의 미래
2016년 철새 불법 살생, 포획, 거래를 중단하라
2015년 에너지 – 새 친화적으로 만들라!
2014년 목적지 이동경로 – 철새와 관광
2013년 철새를 위한 네트워킹
2012년 철새와 사람 – 함께 한 시간
2011년 새의 눈으로 본 토지이용 변화
2010년 위기에 처한 철새를 구해주세요 – 모든 종이 중요하다
2009년 이주 장벽
2008년 철새 – 생물다양성의 대사
2007년 기후변화와 철새
2006년 철새는 지금 우리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글 : 정명희 녹색연합 전문위원]

<시간여행>은 과거로 거슬러가 언젠가 벌어졌던 환경문제를 다시 살펴봅니다. 어떤 문제는 해결되었고, 어떤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때와 지금 무엇이 달라졌는지 함께 차근차근 살펴나가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