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28일 세계월경의날

2013년 5월 28일 세계 월경의 날

2017년 세계 월경의 날 입장 발표 당시 ©여성환경연대

 

5월 달엔 많은 기념일이 있습니다. 노동절,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같은 기념일 말고도 5월 22일 생물다양성 보존의 날, 5월 31일 바다의 날 같은 환경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달력에도 이미 표시된 기념일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5월 28일은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달력엔 표시되지 않은 날이고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기념하는 날도 아니니 잘 모르실텐데요.

5월 28일은 ‘월경의 날’입니다. 여성은 평균 5일 동안 28일 주기로 월경을 하기 때문에 5월 28일로 정해졌습니다. 지구의 날 4월 22일이 미국의 환경단체들이 기념하기 시작해 전 세계로 퍼진 것처럼 5월 28일 월경의 날(Menstrual Hygiene Day)은 독일의 비영리단체 워시(WASH)가 2013년 모든 여성과 소녀들의 월경 건강 및 위생을 촉진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 현재 전 세계 800여 개 단체가 함께 기념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워시는 여성이나 소녀가 부끄러움 없이 당당하고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월경을 할 수 있는, 월경을 한다는 이유로 뒤처지지 않는 세상을 만들자고 말합니다.

나라마다 사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오랫동안 여성의 월경은 감춰야 하는 비밀스러운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생리나 월경을 드러내고 정확하게 표현한 것도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춘기 이후 여성의 평생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한 월경을 어떻게 안전하게, 위생적으로 건강하게 할 것 인지에 대한 논의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2017년 여성환경연대의 노력으로 국내에서 시판 중인 일회용 생리대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된 것이 알려지고, 여성들이 그동안 생리대를 사용하면서 겪은 여러 문제들을 꺼내기 시작하자, 비로소 세상은 생리대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는 여성들은 수천 건의 건강피해 부작용을 제보하며 생리대의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했고 환경부는 2018년부터 4년에 걸쳐 일회용 생리대 건강영향조사를 진행 했습니다. 이 조사에 1만 6천 명 여성들이 설문조사로, 2천 명 여성들이 10개월 동안 생리 일지를 작성하여 제출하며 참여하여 2021년 4월에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러나 1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생리대 사용량과 일부 유해물질의 노출량 등이 가려움, 통증 등 생리 관련 증상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1차, 2차 결론이 나왔지만 최종 결론만큼은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환경부는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안인 만큼 관계부처와 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안일수록 하루 빨리 공개하여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게 상식이지 않을까요?

5월 28일 전 세계의 여성들은 나라마다 각자 저마다의 이야기로 당당하고 건강한 월경을 할 권리를 이야기할 겁니다. 월경 기간 동안 아예 외출을 못하게 하는 악습을 깨기 위해, 또 어떤 나라에선 빈곤 여성에게 생리대 무료 보급을 위해, 일회용 생리대의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녀들의 월경을 축하하기 위해, 더 건강하고 안전한 생리대를 만들기 위해…. 이 모든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퍼지기를 바랍니다.

[글 : 정명희 녹색연합 전문위원]

 

<시간여행>은 과거로 거슬러가 언젠가 벌어졌던 환경문제를 다시 살펴봅니다. 어떤 문제는 해결되었고, 어떤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때와 지금 무엇이 달라졌는지 함께 차근차근 살펴나가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