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보호법 제정 20년, 앞으로 나아갈 길은

[해양⋅육상 생태계 보전]

백두대간 보호법 제정 20년, 앞으로 나아갈 길은_백두대간 보호지역 내 신규 광산 개발이 진행 중인 문경시 대야산 장석 광산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비롯된 큰 산줄기’라는 뜻으로 백두산 장군봉에서 시작하여 금강산, 설악산, 태백산을 거쳐 지리산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중심 산줄기를 말합니다. DMZ·연안해양과 함께 한반도의 3대 핵심 생태축 중 하나입니다. 1990년대 후반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지나는 강릉시 옥계면에 위치한 자병산이 노천 석회석 광산 개발로 인해 해발고도가 100m가량 낮아진 채 황폐하게 훼손된 모습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백두대간 보호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녹색연합은 1997년 백두대간 환경 조사를 시작하고 그 결과를 종합한 보고서를 발간하여 백두대간의 풍부한 생물다양성과 훼손 실태를 알리는 활동을 통해 백두대간 보호 활동을 앞장서 왔습니다. 그런 노력의 결과로 2003년 백두대간을 보호지역으로 관리하는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백두대간법)이 제정되었고, 2005년에는 백두대간 마루금을 중심으로 직선거리 701km, 전체 면적 263,427ha에 달하는 백두대간 산림이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국내에서 보호지역으로 지정 된 곳 중에는 최대 면적의 보호지역입니다. 7개의 국립공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각각의 국립공원을 연결하여 실질적인 생태축 기능을 담당할 수 있게 되었다는 면에서 그 중요성과 의미가 남다른 곳입니다. 생물다양성과 보호지역에 대한 관심이 지금보다 낮았던 당시의 분위기를 떠올린다면 시민사회와 정부의 노력 속에서 탄생한 백두대간 보호지역은 매우 선구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백두대간 보호지역 지정 20년, 그 위상에 걸맞게 관리되고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백두대간은 우리나라 핵심 생태축이라는 가치에 걸맞지 않게 훼손이 진행 중이며, 과거의 훼손지가 복원되지 않은 채 방치된 사례도 다수였습니다. 국립공원인 설악산처럼 5겹으로 중첩된 보호지역에 케이블카 설치가 허가되고, 백두대간 훼손의 심각성을 알리며 백두대간 보호지역 지정의 계기가 된 강릉 자병산의 석회석 광산은 2049년까지 석회석 채굴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평창군 대관령의 목장 사업자들은 백두대간 보호지역에 속한 국유림을 빌려 정식 사업 허가 속에서 관광목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속리산 국립공원과 맞닿아 있는 문경시 대야산의 백두대간 보호지역에서는 신규 광산 개발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백두대간법과 제도 정비가 시급한 이유입니다. 

2026년은 백두대간이 보호지역으로 지정 된 지 21년이 되는 해입니다. 보호지역이 보호지역답게 기능할 수 있도록 녹색연합은 백두대간법 개정과 제도 개선 활동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백두대간 보호지역이 문서상의 보호지역, 이른바 ‘페이퍼파크’가 아니라 뭇 생명과의 공존과 회복을 상징하는 진정한 보호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본부 자연생태팀 김원호 활동가

 

◊ 활동가 한마디

자병산 석회석 광산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광산 개발이 2049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문득 제가 죽기 전에 자병산이 복원된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를 무디게, 무력하게, 무책임하게 만드는 숫자들을 물리치고 지금부터의 변화를 만들도록 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