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9일자 한 아침 신문엔 ‘제돌아, 춘삼아 행복하렴’ 이라는 제목의 사진 기사가 실렸습니다. 사진엔 넘실거리는 푸른 바다에 물보라를 일으키며 주둥이를 내민 돌고래 한 마리가 있습니다. 사진의 주인공은 제돌이입니다. 제돌이는 2009년 어느 날 그물에 잡혀 서울대공원에서 쇼를 하는 돌고래가 된 지 5년여 만에 다시 고향 앞바다로 돌아온 남방큰돌고래입니다. 야생훈련과정에서 탈출해 스스로 바다로 돌아간 춘삼이를 비롯해 제돌이와 춘삼이에 이어 태산이, 복순이, 금등이, 대포 등 동물원에 갇혀 있던 돌고래 여러 마리가 바다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이 일은 오랜 논의와 법정싸움, 고래의 야생적응훈련, 그 사이 수족관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죽는 고래 등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이뤄진 일들입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고래를 좁은 수족관에 가둬놓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국내의 수족관 23곳에 27마리의 고래와 돌고래가 있고 이 중엔 여전히 생태체험이니, 동물과의 교감이니 하는 말로 포장되지만 실제로는 동물학대와 다를 바 없다는 공연과 체험에 동원되는 고래류도 있습니다. 뒤늦게 올해 정부는 국내 수족관들이 더 이상 고래류를 수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공연 등의 행위에도 엄격한 기준을 세우기로 하였습니다.
바다로 돌아간 고래들의 자유와 안녕도 아직은 안심할 수 없습니다. 그들을 무리하게 쫓아다니며 구경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 바다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뛰어오르는 남방큰돌고래의 몸짓을 우리는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벅찬 기쁨을 느끼고 생생히 전해지는 생명력에 감동받습니다. 오래오래 그 감동을 간직할 수 있도록 우리는 야생동물과 조금 더 거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글 : 정명희 녹색연합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