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힘]
예고 없이 발생하는 각종 개발과 정비 사업을 모두 포착하고 대응하기엔, 시민사회 자원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천녹색연합은 시민과학을 전략으로 삼았습니다. 시민이 직접 개발, 정비 사업 중단의 근거를 마련하자는 것입니다. 소수의 활동가, 연구자의 힘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을 많은 사람의 연대로 해내고자 하는 것입니다.
인천녹색연합은 새와 게, 개구리와 도롱뇽, 또 점박이물범의 집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인천시 보호종 또는 깃대종이거나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이들의 이름으로 함께 살아가는 다른 생명을 지킬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천녹색연합은 금개구리가 사는 논습지 면적의 48%가 개발 위험에 처해있음을 밝혔습니다. 인천 내륙에 얼마 남지 않은 논들은 개발 이익 품은 노른자 땅이 아니라 금개구리가 사는 황금 들녘입니다. 또한 인하대학교 해양동물학연구실과 함께 영종도 삼면의 갯벌과 신도, 시도, 무의도의 연안 갯벌 19곳에서 흰발농게 서식지를 확인했고, 일부 서식지에서 42만 마리 이상의 개체 서식을 추산했습니다. 흰발농게가 살았다는 것도 알려지지 않은 채 매립되는 일을 막으려는, 시민들의 의지가 이뤄낸 성과입니다.
영종도를 찾는 수많은 철새를 매달 두 번씩 모니터링하며 갯벌의 생태적 가치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알락꼬리마도요와 저어새를 비롯한 여러 멸종위기종뿐 아니라 수십 종의 철새가 영종 갯벌을 찾습니다. 그들은 중간기착지로, 번식지로, 월동지로 영종 갯벌을 찾으며 동아시아 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의 한 지점으로 영종을 지구 생태계와 연결하고 있었습니다.

영종도 준설토투기장에서 조류 모니터링 중인 시민 참여자들
한남정맥에 사는 도롱뇽, 산개구리, 무당개구리, 두꺼비의 서식지가 정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교란되지 않는지, 급격한 기후 변화로 생태 주기가 얼마나 교란되고 있는지 살피고 있습니다. 또한 백령도 바다에 사는 점박이물범을 위해 7년째 주민 모니터링 활동을 하며 지역 생태계 자료 구축과 지역사회 생태담론 확대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나아가 대청도, 소청도 지역까지 모니터링 기반을 형성하고 생태계 보전의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습니다.
도심지에서 새들의 죽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새들이 피할 수 없는 투명 방음벽을 없애기 위해 유리에 조류충돌방지 스티커를 붙이고 있습니다. 대청도 옥죽동 해안사구와 영종도의 용유로의 투명 유리에 가득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2026년에도 계속해서 시민 과학 활동을 왕성하게 해나갈 것입니다. 시민이 직접 생물상을 조사하고, 보호 필요성과 근거를 축적하는 것은 생명을 지켜나갈 수 있는 지속적인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인천 내륙 논습지를 찾아다니며 금개구리 서식지 지도를 넓히고, 백령도 점박이물범의 먹이 생물, 백령도 연안에서 어획되는 어종 변화를 조사하여 기후와 해양생태계의 변화를 살필 것입니다.
인천녹색연합 정홍석 활동가
◊ 활동가 한마디
사람이 자연을 사랑하는 옳은 방법이란 게 있다면, 바로 상대를 있는 그대로 포용하는 시민과학 활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상대를 바꾸는 대신 스스로 살아가도록 하지만, 곁에서 끊임없이 살펴주는 그런 사람이 제게는 시민과학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