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여는 글]

광장에 펄럭이는 녹색연합 깃발

 

K씨를 처음 만난 건 작년 1월의 복판이었습니다. 거칠고 매서운 바람이 일상이던 광장에서 다른 수많은 사람처럼 우린 실패로 끝난 야만의 밤에 안도하며 일상의 안녕을 염원했습니다. 하지만 안도는 오래 머물지 않았고, 좀처럼 가시지 않았던 분노가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우리는 혼란을 부추기는 주인 없는 말들과 씨름하고, 공포와 사리를 분별하기 위해 분투해야 했습니다. 그때 광장을 건너던 몸들은 아슬아슬하게 이전보다 더 무거운 겨울을 끌고 다녔습니다.

그즈음 K씨는 녹색연합 회원이 되어주었습니다. 지금의 부침을 넘어 우리가 지켜야 할 녹색의 기록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내란의 대통령이 감옥에 가고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고 그렇게 사람들이 다시 제 갈 길을 찾았대도 한번 패인 섬뜩한 균열은 여전히 메워지지 않을 것이며, 겨우내 광장에서 오갔던 질문들도 언어를 가장한 침묵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K씨의 말이 이제야 더 선명합니다.

1년이 지난 오늘, <2025년 녹색연합 활동 보고서>를 K씨에게 드립니다. 항상 녹색연합 곁에서 응원과 지지를 쉼 없이 보내주시는 여러분에게 2025년 녹색연합의 기록을 보고드립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의 녹색연합을 대신하여

녹색연합 사무처장 정규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