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육상 생태계 보전]
2022년 9월 28일, 국민소송인 1308인은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해 6월 20일 국토교통부 장관이 그동안 시민사회가 제기해 온 수많은 문제와 우려를 무시한 채 새만금신공항 건설을 위한 기본계획을 고시한 데 대한 대응이었습니다. 기후붕괴와 대절멸의 위기로 인류와 지구 생물종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멸종을 가속하는 생태학살 범죄를 계획하다니요. 국민들은 이를 막기 위해 나선 것이었습니다. 이 날 이들은 “오늘 우리의 소송은 무책임한 정치권력과 미군, 토건자본의 이득만을 위해 국민의 피땀인 세금으로 30년간 자행되어온 갯벌 착취와 생태 학살을 끝내고, 새만금을 다시 생명의 바다로 되돌리는 시작이 될 것이다.”라고 선언했습니다.
이후 3년 간 8번의 재판을 거쳐 2025년 9월 11일, 1심 최종선고일이 잡혔습니다. 전북지방환경청 앞에서 천막농성 중이던 우리는 불안했습니다. 그간 변론으로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은 취소되어야 마땅하다는 것이 명명백백히 드러났지만 진실과 정의만으로 이기기 어렵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과연 법과 정의가 살아있을까? 법이 생명과 진실의 편을 들어줄까? 우리는 고민했습니다. 가만히 선고를 기다리기만 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선고일을 한 달 앞두고, 천막농성장에서부터 서울행정법원까지 걷기로 한 것입니다. 이 발걸음의 이름이 바로 새,사람 행진이었습니다.
새,사람 행진은 자신들의 집을 파괴해 공항을 짓는 것을 가만두지 않았을 새들과, 그들을 대신해 나선 사람을 부르는 이름이었습니다. 물론 수라갯벌에는 새뿐만 아니라 수많은 생명이 서식했거나 새만금 방조제로 인해 사라졌으므로, 행진하는 동안 우리는 매일 00의 날이라 이름 붙여 그들의 이름을 외쳤습니다. 큰뒷부리도요, 저어새, 가창오리, 삵, 흰발농게, 퉁퉁마디, 백합, 줄장지뱀, 대모잠자리, 금개구리, 고라니···.
행정법원에 도착하기로 한 9월 8일은 상괭이의 날이었습니다. 웃는 듯한 얼굴로 사랑 받던, 2011년 새만금 방조제 완공 후 200여 개체가 죽은 채 떠올랐던, 죽은 뒤에야 존재를 증명할 수 있었던 쇠돌고래. 20년 전 새만금사업에 대해 법원은 환경영향평가가 다소 부실하다고 하여도 그것이 사업을 중단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매일매일 걸어 행정법원에 도착한 행진 단장은 외쳤습니다. “12만 마리 도요물떼새들이 수백수천 마리가 되는 동안, 그들이 쫑쨍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동네 참새 취급 받던 새에서 멸종위기종이 되는 동안, 법원이 도대체 무슨 판결을 내린 것인가. (···) 그때와 지금의 법원은 다르다고 해서 260km를 걸어 오늘 이 자리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기도하고 절하고 호소하고 간절히 요청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단장은 외치다 못해 절규했습니다. “20년 전 잘못된 판결을 모든 생명이 죽음으로 증언함에도 오늘 새만금신공항 계획이 취소되지 않는다면 왜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억울함을 호소하고 말 못하는 생명들의 이야기를 이 세상 어디에서 전한단 말입니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지만 불안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법원 앞에서 절을 하고, 피켓을 쓰고, 취소와 그 반대 경우의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기도하고 염원하며 마지막 3일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2025년 9월 11일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에 취소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9월 22일, 피고 국토교통부는 전북지역경제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허구의 명분으로 1심 판결에 항소를 제기했습니다.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국민소송인단 또한 25일 전원 항소했습니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를 위한 투쟁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새만금 신공항 취소 판결 소식에 환호하는 김지은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과 최재홍 변호사
전북녹색연합 김희진 활동가
◊ 활동가 한마디
이번 취소판결은 새만금신공항 백지화를 위해 싸워 온 이들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정의와 생명과 평화를 위했던 모든 염원이 더해져 가능했습니다. 취소소송 제기 선언처럼 이번 판결이 착취와 학살의 시대를 끝내고 생명과 공존의 시대로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2003년 삼보일배에서부터 시작된 투쟁이 지금도 이어지는 것처럼, 새만금신공항 막아내고 새만금 방조제를 부수는 날까지 우리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